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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세상사는 이야기> “더 바랄 것이 없다.” | 공지일 | 2025.0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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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더 바랄 것이 없다.” 수필가 김 병 호 **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옛날 속담에 ‘걷는 사람은 나귀 탄 사람이 부럽고, 나귀 탄 사람은 말 탄 사람이 부럽고, 말 탄 사람은 견마 잡힌 사람이 부럽다’고 했다. *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걸어 다니는 사람은 자전거 탄 사람이 부럽고, 자전거 탄 사람은 오토바이 탄 사람이 부럽고, 오토바이 탄 사람은 자동차 탄 사람이 부럽고, 자가용 탄 사람은 기사 둔 사람이 부럽다."는 말과 같다. * 나는 어머니 생존 시에, 병원에서 보호자 겸 간병인 노릇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인생의 큰 공부를 하였다. 사람은 병들어 보아야 비로소, 인생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무엇에 감사해야 하는지를 비로서 깨닫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에 이르기를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나니 병고로서 양약을 삼으라.”하는 말씀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 중환자실에 누어 있는 환자의 가족들은 “일반 병실로 가도 좋다.”는 의사의 지시가 떨어지기를 학수고대하며 피를 말리는 하루 세 번의 면회를 계속한다. * 그러다가 일반 병실로 옮기게 되면, 마치 완쾌라도 된 듯이 기뻐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일반 병실에 옮기고 나서 1주, 2주 시간이 흐르게 되면 중환자실을 벗어나던 그때의 기쁨은 사라지고, 또 다시 “퇴원해도 좋다.”는 의사의 지시를 기다리며 기약 없는 '그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견뎌야 한다. * 환자들의 회복 속도는 저마다 다르다. 며칠 전에 중환자실에서 옮겨온 환자인데도 어느새 자기 손으로 식사를 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몇 달 째 입원하고 있는 환자인데도 아직도, 코 줄로 넣어주는 유동식으로 연명하는 환자도 있다. * 코 줄로 미음을 주입 받는 환자의 가족은 미음을 숫갈로 떠 먹이면 받아먹는 옆 병상의 환자를 보며 “저 환자처럼 음식을 입으로 받아먹을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부러워한다. * 그런가 하면, 미음을 수저로 떠 넣어 주는 가족은 자기 손으로 밥을 먹고 있는 앞 병상의 환자를 보면서 “우리는 언제 저렇게 자기 손으로 밥을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하며 부러워한다. * 저마다 상태가 다른 환자를 간병하고 있는 가족들은 환자가 식사를 하는 것, 대소변을 보는 것, 그런 일상적인 동작 하나하나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한다. 지금 그들에게 지금은, 누가 아파트 몇 평에 살고 있는지, 배기량 얼마 짜리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지는 관심에도 없다. 늘 그런 비교 속에서 살아온 우리였는데... ** 음성 꽃동네 입구에는 커다란 비석이 서 있다. 거기에 이런 글이 새겨있다.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꽃동네의 창설자이신 오웅진 신부의 묵상 글이라고 한다. * 중국에는 “물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고, 땅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어려운 재활치료 끝에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사람이라면, 이 말의 의미를 절감하리라. * 이웃 블로그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가슴에 와 닿는 글이었다.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되거든/ 한겨울 새벽시장에 나가 보세요./ 손발 얼리며 열심히 사는 그들을 보면/ 당신이 힘든 것은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면/ 병원에 가서 중환자 가족들을 만나보세요./ 환자를 위한 그들의 애타는 염원을 들어보면/ 당신이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할 것입니다.// * 새벽 시장에 가보지 않아도, 중환자실까지 가보지 않아도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라는 이 말 한마디만 조용히 묵상 해 보아도 지금까지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며 살아왔다는 것을 반성하게 된다. * 그리고... 잠시 잊고 살았던, 그때 그 병실에서 만났던 한 노모의 간절했던 소망의 말을 다시 떠올려 보면, 오늘 내가 어제와 같음에, 그리고 온 가족이 무탈함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된다. *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을 거쳐서 일반 병실로 옮겨 온 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코 줄로 음식을 넣어주고, 똥오줌 받아내는 의식 없는 큰아들 곁에서 간병을 하는 환갑의 어머니가 한 말은... * “제 손으로 밥만 떠먹고, 제 발로 걸어가 대소변만 볼 수 있다면 더는 바라지 않겠어요. 더 바란다면 제가 나쁜 사람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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