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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담하늘채 탐방기 1 공지일 202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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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하늘채

     동서남북 탐방기(東西南北 探訪記) NO. 1

  

                  요람에서 무덤까지

                  - from cradle to grave -

 

[]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필시 장날이라고 하면 5일마다 한번씩 열리는 시골 5일장(五日場)일 것이다.

부인네들은 살림에 요긴한 세간살이와 생계비를 마련하고, 남정네들은 하루 휴식과 나들이를 하면서 그 동안 쌓인 노동의 회포를 한잔 술로 거나하게 푸는

마치 축제와도 같은 안식일(安息日)일 것이다

 

5일마다 맞이하는 장날에는 특별한 목적이 없이도 일부러라도 타지방의 풍물과 정보를 직접 피부로 접하면서 한마당 김서방과 이서방이 함께 어울어지는 소통(疏通)과 교감(交感)의 장()이지 않았을까?

그날 권커니 자커니 나누는 탁배기는 분명 감로주(甘露酒)였으리라

 

마치 축제처럼 펼쳐지는 장터

그러나 내가 찾은 장날은 그렇지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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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30일 화요일

불탄절(佛誕節) 연휴에 이어 가정의 달도 막 끝나가는 막바지였다.

어떻게 알았는지 다음날인 31일에 예약된 천호동 연세치과병원에 치료차 간다는 정보(?)를 입수한 백원사로부터 call을 받았다

 

"내일 천호동 병원에 간다며?

치료가 오전에 끝나면 김목사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같이 방문하면 어떨까?"

 

평소 어르신 케어(care)에 관심이 많고 관련된 자격증도 여러 개 취득했는데 친구가 직접 경영하고 있는 요양원을 한번 찾아가 보고 싶다고 하더니

그저 만만한 나에게 입질을 던진다.

내가 시간을 내겠다고 하면 내일 시골로 내려가는 일정을 하루 늦추겠다는 것이다.

예정된 일정까지 변경하면서 늦추겠다는데

말이 의견타진이지,

아쉬울 때마다 서로 친한 척하는 탓에 거절하면 재미가 없을거라는 무언의 압박이 아니고 뭔가?

 

또한 평소 김목사가 뜻깊은 사업을 하는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싶다는 말을 여러번 들은 적이 있었기에 모처럼의 청()을 매정하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

 

비록 지금은 형편이 여의치 못하여 색바랜 꿈이 되고 말았지만, 나도 한때는 은퇴 후에 실버타운을 경영하는 꿈을 꾼 적도 있었기에 김목사는 내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만..

덥썩~ 떡밥을 물고 말았다

 

"그러지머~ 잇발 치료를 마치는 대로 같이 동행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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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환란의 시작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잇빨 치료의 악몽은 슬그머니 내 곁으로 다가와서 음흉한 미소를 흘리고 있었으나 나는 추호도 낌새를 채지 못했다.

 

1월부터 시작한 어금니를 포함한 3대의 임플란트 시술인데, 간단하게 생각했던 치료는 그날따라 온통 잇몸 마취를 하고 철골을 박는 대형 콘크리트(?) 공사였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온통 중장비(!)로 헤집어 놓은 입안에서는 가득 고이는 핏덩어리가 잇빨로 물고 있는 지혈가제도 소용없이 치료가 끝난 후에도 꾸역꾸역 자꾸만 흘러 나왔고

마취가 서서히 풀리면서 묘하게 기분 나쁜 통증까지 엄습해왔다.

 

흘러나오는 핏덩이는 뱉지 말고 그냥 삼키라고 했으나

함부로 뱉을 곳도 마땅치 않았지만,

그냥 삼키기에는 더욱 비위가 상했다.

점차 통증까지 가세하니 비로소 '아이쿠~ 이거 큰일났네? 날을 잘못 잡았구나~' 싶었는데

이미 닥쳐온 현실은 돌이킬 수없는 상황이었다.

    

김목사께서 마중 나오는 5호선 '하남검단산' 역으로 향하면서 솟구치는 통증과 짜증을 반복하며 괜히 애궂은 백원사만 타박하고 또 원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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